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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슈즈트리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서울역 슈즈트리 역사속으로 사라지다


지난주 토요일, 화창한 날씨와 더위의 시작 그 중간 정도 애매한 날씨 속에 서울로 잠시 출장을 다녀왔다. 최근에 일을 벌리면서 종종 서울을 찾았는데 지금까지는 버스로 가는 것이 편해서 거의 고속버스만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예술인지 흉물인지 논란?! 이라는 슈즈트리가 너무 보고싶은 마음에 (정말 그렇게 흉물덩어리인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은 마음에) 일부러 기차를 타고 서울역을 경유해서 목적지로 가게되었다.

 

서울역 슈즈트리 신발 폭포새로단장한 서울역 고가의 슈즈트리 모습 (신발 폭포?!)

  


일단 결과적으로 지금 현재는 이 설치 미술품을 더 이상은 직접 볼 수 없게되었다. 애초에 9일간의 설치기간이 지나서 지난 5월 29일 완전히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흉물논란 슈즈트리, 전시기간 9일 모두 채우고 철거" - 머니투데이)


처음에 서울역 고가의 새로운 탄생과 함께 슈즈트리 논란이 일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일단 소재 자체가 버려진 신발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충분했지만, 다소 불결하게 생각되는 소재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그런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점이나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일단은 해체된 조형물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사진속, 역사속에서만 볼 수 있는 미술품이 되었으니 일단락 된 것 같지만 여전히 그 행위 자체를 시도한 서울시나 해당 작가에게 여전히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일부러 먼길로 돌아가는 것을 감수하고도 직접 슈즈트리를 보게된 것인데, 실제로 슈즈트리를 보았을 때는 생각보다 "예쁘다"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한 20미터 가량은 소소하게 신발 하나하나를 화분처럼 만들어서 꾸며놓았는데 날이 좋아서 일시적으로 그런것인지 아직은 초입이라 그랬던건지는 모르겠지만 냄새나 악취같은 것은 전혀 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드문드문 놓인 신발속 화분들은 충분히 예쁘다거나 괜찮다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나름대로 하나의 예술품으로 설치된 작품이고, 식물들도 있으니 손상이나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안내 문구도 그런대로 수긍이 갈만큼 큰 거부감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이다.

 

 

 

 

 

 

 

 

슈즈트리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아래 이어지는 사진들 부터는 본격적인 슈즈트리의 본 모습이라고 해야겠다. 도입부는 소소하게 잔디밭을 만들어 드문드문 화분신발로 아름다움을 뽐냈다면, 그 뒷부분은 쓰레기나 재활용품을 버려놓은듯한 인상으로 점점 더 신발이 많아지더니 급기야 고가도로까지 올라가는 (실제로는 쏟아지는 신발 폭포?!) 형상으로 긴 일직선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슈즈트리에 대해서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것 중에 하나는 냄새나 악취 문제였다. 새 신발도 아니고 오래된 신발, 그것도 재활용하기가 매우 제한적인 폐 신발들도 상당수 포함된 작품이니 악취 문제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비가 한 차례 왔던 이후엔 특히 신발 특유의 고린내가 더욱 많이 나면서 이 미술품이 과연 예술품인지 흉물인지를 대중들이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그래서 필자도 호기심삼아 조금 더 가까이 가봤는데 신발 폭포쪽 밑으로는 작게나마 신발동굴?!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있어서 거기에 더 놀랐던 것 같다.


호기심반 우려반으로 찾은 사람들도 많았고, 화제의 중심에서 논란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처럼 서울역이나 그 근방을 지나다 들르는 사람들도 많아보였다.


두려움에 차마 가까이 가지는 않았는데, 다소 근접해도 아주 심하게 악취가 난다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그나마 비가 내리고 제법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당일 날이 따뜻해서 (더워서) 덜했을 것 같은데, 굳이 위 사진에서 처럼 신발 터널을 일부러 통과해서 지나가거나 고가 위에서 신발폭포 바로 옆으로 지나가지 않는 이상은 심한 악취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다.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얼굴을 찡그리며 코를 막는다던가 안 좋은 표정인 사람보다는 신기하다. 신선하다. 특이하다. 그런 표정으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거나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


물론 슈즈트리 자체의 냄새나 악취 때문에 비판을 받은 것으 아니기 때문에 많은 논란거리 중에서 하나가 일시적으로나마 나타나지 않는다 해서 본질적인 문제나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단기간 설치되기로한 미술품이었기 때문에 악취 부분은 부가적인 문제였고, 실상 본질은 그 많은 돈을 들여서 설치한 것이 고작 이거?! 하필 이런거?!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 슈즈트리 설치 자체에 대한 정당성이나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물론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도 정확히 알지는 못하므로 말을 아껴야겠지만, 그 많은 예산을 가지고 논란거리가 있을법한 설치미술을 굳이 시급하게 처리하여 설치했어야 할만큼 중요한 일이었나? 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이 설치 조형물?에 들어간 예산이나 방식에서 대중들이 납득할만한 상식선에서 처리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는 슈즈트리 소개 푯말 근처의 20여 미터 정도의 구간처럼 소소하게 꾸며지는 형태로 만들어졌다면 그래도 시민들에게 이렇게까지 비판받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가 서울역에 방문했던 당일날은 다행히 날이 좋아서 신발 냄새가 없어서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가까이 가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설치된 기간 동안 자주 비가 내리거나 습하고 공기도 안 좋았다면 약속된 시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많은 시민들의 반발속에 사라지는 불운을 맛보진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처음 포스팅을 시작하면서는 생각보다 조형물의 도입부분 정도는 봐줄만했고, 날씨가 괜찮을 때는 냄새도 그리 심하지 않으니 충분히 예쁘다거나 괜찮다는 생각도 가질만하다. 그래서 논라거리였을 수밖에 없었겠다라는 식의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차분히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해보니 그렇다고 하기에는 사용된 예산의 금액이 다소 많았고,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을 받을만한 성격의 설치품이었다는 생각으로 기운다는 것을 내 스스로도 느끼게 되었다.





조금 힘을 빼고 소소한 슈즈트리였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드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시작 (서울역에서 고가로 진행하는 방향) 부분처럼 잔디밭에 여러 나무나 화분 속에 간간이 버려진 신발을 활용해서 작은 화분을 몇 개 만들고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한 형태로 꾸며놨다면 오히려 단기 설치미술이 아닌 장기간으로 진행해보자는 의견도 나오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든다.


물론 필자의 생각처럼 작품을 만들었다면 작가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의 작품이 탄생하면서 의도했던 바를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슈즈트리의 압권은 아무래도 왠지모르게 무섭고 차갑게 느껴지는 신발폭포나 그 아래 부분의 터널 그리고 몸체를 이루는 수만켤레의 신발들이 뭉쳐서 스산한 느낌을 주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힘을 조금만 더 왕창 빼고 (예산도 확 줄여서) 대중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정도의 규모로 작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서울시 슈즈트리 관련 업무 담당자 및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시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려 고가공원? 서울로? 오픈보다 늦게 완성된다 하더라도 시민들과 함께 참여형태나 오픈된 형태로 이 슈즈트리 설치미술품 설치 작업이 진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


이미 우리가 봤던 슈즈트리는 서울역 고가에서 해체되어 더 이상은 볼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런 논란이나 다양한 비판 및 의견들도 역시 더 이상은 소용 없게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제 2의 슈즈트리가 언제 또 다시 그것을 즐겨야할 권리가 있는 시민들도 모르게 서울 한복판 어딘가에 설치될지 모른다는 점일 것이다.